"중학생 딸의 옷 주머니에서 피임도구가 나왔어요"

입력 2021-11-13 10:24   수정 2021-11-13 10:25


"우리 딸 방 청소를 하다가 옷 주머니에서 콘돔과 피임약 그리고 테스트기를 발견했어요. 제겐 아직 아기 같은 딸인데…"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중학생 딸의 옷에서 피임도구를 발견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사연을 공개한 네티즌 A 씨는 "아직 사용은 안 한 상태였다. 발견하고 다시 제 자리에 두긴 했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고 쓰리다"면서 "목욕탕이나 찜질방도 잘 따라다니고 애교도 많고 내 눈엔 그저 아기인 것만 같은 딸인데 너무 두려워서 말도 꺼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럴 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답답하다"며 조언을 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절대 혼내듯 추궁하지 말고 물어보길", "콘돔은 괜찮다고 해도 테스터기는 꼭 물어보고 잘 교육해야 할 듯", "만 15세 미만은 몸이 다 성장하지 않아서 성관계 시 부담이 갈 수 있다. 콘돔이 나온 것도 문제인 듯", "성교육 때 나눠준 게 아닐까", "대화가 시급해 보인다", "두렵다고 평생 모른 척할 거냐. 올바른 성교육이 필요한 시점인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교육부·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가 2018년 청소년 6만 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제14차(2018년) 청소년 건강행태 조사 통계'에 따르면 성관계 시작 평균 연령은 만 13.6세로 조사됐다.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전체의 5.7%(3422명)였다.

문제는 낮은 피임실천율이다. 이들 중 피임을 실천한 경우는 59.3%에 그쳤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를 보면 청소년은 '피임 도구를 준비하지 못하거나'(49.2%), '상대방이 피임을 원하지 않아서'(33.1%) 피임을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성관계를 하는 연령이 낮아짐에 따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성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A 씨의 경우처럼 아직까지 많은 가정에서 자녀들의 성교육 시기나 방법에 대해 막연한 어려움을 갖고 있다.

'국민 육아 멘토'로 불리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MBC '다큐플렉스-오은영 리포트'에서 "건강한 이성 교제는 인격 형성에 좋은 역할을 한다"며 "우리 부모님들은 이성 교제를 하면 성관계를 맺을까 봐 걱정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모가 단순히 성관계가 불안해 이성 교제를 반대하기보다 직접적인 성교육 선생님이 돼야 한다. 성교육은 가장 가까운 생활 속에서 부모가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제정신이니', '지금 고3이 돼서' 등의 강압적인 화법은 폐쇄적인 대화라고 꼬집으며 "이성 친구 문제뿐 아니라 평소 모든 대화에서 개방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를 지녀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은영 박사는 부모들이 성교육을 꺼려하는 이유가 '뭘 어떻게 교육할지 몰라서', '괜히 이야기를 꺼냈다가 관심을 가질까 봐 걱정돼서' 등이라고 소개하며 "아동은 준비가 됐다. 부모님들의 마음의 준비, 내용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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